당신 동네에도 숨겨진 공원이 있다? 도심 속 비밀 정원 ‘공개공지’를 아시나요?

 

도심 속 비밀 정원 ‘공개공지’, 동네에 숨겨진 공원에 대해 알아보자!

 

1. 프롤로그 – 회색 도시에서 피어난 초록의 실험

매일 지나치는 거리.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콘크리트 틈, 폐쇄적인 건물 담벼락 옆, 우연히 마주친 조그마한 정원 하나.

“여긴 누구의 땅이지?”
“들어가도 되는 걸까?”

놀랍게도, 이 공간은 시민 모두의 것이다.
건물주가 만들었지만,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

바로 공개공지(public open space)다.

2024년 말, 부산시는 이 방치된 공간들에 주목했다.
오랫동안 사유화되거나 방치된 도심 속 공개공지들을 '녹색 보행길'로 엮는 실험에 나섰다.
그 결과, 무심코 지나치던 골목이 정원이 되었고 닫힌 공간이 열린 길이 되었다.

이제는 ‘도시 속 숨겨진 공원’을 제대로 알 때다.

 

 

2. 공개공지란 무엇인가?_시민 모두의 공간이다. 그런데 왜 몰랐을까?

공개공지(公開空地)는 『건축법』 제43조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건축물에서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개방 공간이다.

간단히 말해, 민간이 만든 공공공간이다. 건물주가 자신의 건물 내에 설치하지만, 시민 누구나 24시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법적 근거

• 건축법 제43조 : 공개공지 등의 설치
• 건축법 시행령 제27조의2 : 공개공지 설치 기준
• 지자체 조례 : 서울시, 부산시 등은 공개공지 관리 조례 별도 운영

설치 기준 요약

항목	내용
대상 건축물	연면적 5,000㎡ 이상 업무·판매시설 등
설치 면적	대지면적의 10% 이내
위치 요건	일반인이 접근 가능한 도로변
시설 요건	조경, 의자, 쉼터 등 공공 이용시설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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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공들여 만든 공간들이
왜 시민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걸까?

 

 

3.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숨겨진 공간’이 아닌, ‘숨긴 공간’이 되다

공개공지는 그 이름처럼 공공의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부산시 감사 결과(2023)

• 공개공지 총 1,072곳 중 299곳 위반
• 총 면적 약 17만㎡, 기능 상실 상태
• 주차장, 창고, 점포 확장 등 사적 이용
• 안내표지 없음, 울타리 설치 등 접근 제한

📎 출처: 스트레이트뉴스, 2023.12.28

부산시, 이용률 낮은 공개공지 활용해 ‘녹색길’ 조성 추진 - 스트레이트뉴스

 

서울, 대구, 광주 등 다른 도시도 다르지 않다.
일부는 아예 CCTV가 설치된 금지구역, 일부는 카페의 야외 테이블, 심지어 흡연 구역이나 쓰레기 적치장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이런 공간을 누가 공공의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겠는가?

공개공지 운영사례_제주시 점검결과(2021)

 

 

4. 부산의 실험 – ‘녹색길’로 다시 숨 쉬는 공간

부산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부터 “공개공지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주요 정책 방향

• 공개공지 → 녹색보행로 연계
  단절된 보행길을 공개공지로 연결하여, 보행 친화 도시 구현
• 리모델링 비용 지원
  구조물 철거, 조경 재조성, LED 조명 등 공공성 회복에 필요한 비용 지원
• 시민참여 프로그램 연계
  작은 음악회, 꽃 심기, 마을 벤치 설치 등 이용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 유치

이러한 사업은 ‘공공의 공간’을 다시 시민에게 돌려주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5. 공간이 바뀌면, 일상이 바뀐다–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의 변화

“매일 무심코 걷던 길이 달라졌어요.”
“예전엔 음지였는데, 이제는 아이와 산책하는 공간이 됐죠.”

공개공지가 바뀌면 그 주변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다.

• 퇴근길, 잠시 앉아 쉬어가는 벤치
• 점심시간, 도시락을 펼 수 있는 테이블
• 어린이와 노인이 함께 머무는 나무 그늘

단지 디자인이 바뀐 것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이 바뀌는 것이다.

 

 

6. 당신도 ‘공개공지’를 바꿀 수 있다– 참여와 제보, 시민의 권리로

공개공지는 시민 모두의 공간이기에,
시민의 감시와 참여가 곧 가장 강력한 관리 수단이다.

 

내 주변 공개공지 찾기

• 지자체 홈페이지(서울시, 부산시 등)에서 공개공지 위치 정보 제공
• ‘공개공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야 함 (의무)

이렇게 참여하자.

행 동	방 법
불법 점유 제보	지자체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서울앱
공간 개선 제안	주민참여예산,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
소규모 행사 기획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도시재생 사업 연계

 

“이 공간, 그냥 둘 수 없다.”는 시민의 목소리가 도시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7. 결론 – 당신의 동네에도, 숨은 정원이 있다

도시는 더는 자동차와 건물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작은 벤치 하나, 나무 그늘 하나가 도시의 리듬을 바꾸고 사람의 마음을 바꾼다.

공개공지는 바로 그런 가능성의 시작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겐 무심히 지나치던 공간이 누군가에겐 ‘숨 쉴 틈’이 되고 있다.

당신은 오늘,
어떤 공개공지에서 쉬어가고 싶은가?

참고자료

• 부산시 도시계획과 보도자료, 2023.12.
• 스트레이트뉴스,
• 「건축법」 제43조 / 건축법 시행령 제27조의2
• 서울시 공개공지 운영 가이드라인 (2022 개정판)
• 한국건축도시공간연구소(KAUR) 관련 연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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