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대의 친환경 조명 예술 축제, i Light Singapore 2025가 ‘To Gather’를 주제로 열렸다. 재활용 소재, 인터랙티브 아트, AI 작품까지 총망라한 17개의 주요 작품을 통해 도시, 예술, 환경의 새로운 연결 방식을 탐색해보자.
아이라이트 싱가포르 2025, 도시를 붉게 밝히는 지속가능한 빛의 축제
도시는 어떻게 빛으로 말을 거는가?
매년 6월이면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일대는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단순한 ‘빛축제’를 넘어, 아이라이트 싱가포르(i Light Singapore)는 도시가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페이스이자, 관객이 예술을 통해 미래를 체험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i Light Singapore 2025는 "To Gather"라는 주제 아래, 싱가포르 60주년을 기념하는 색인 붉은색(red)에서 영감을 받아 ‘붉은 실’처럼 연결과 공통의 행동을 상징하며, 다양성 속의 연대를 강조한다.
작년에 개최된 i Light Singapore 2024를 먼저 살펴보고 올해 개최되는 i Light Singapore 2025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아본다.
i Light Singapore 2024 주제 'Cycle' – 순환을 디자인하다
i Light Singapore 2024의 축제 키워드는 ‘Cycle’, 즉 순환이다.
이는 단순한 환경 메시지를 넘어서, 현대 도시가 직면한 자원순환, 생태적 전환, 그리고 삶의 리듬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통합적 질문을 던진다.
- 자연의 순환 : 낮과 밤, 조명의 점멸처럼 반복되는 시간성.
- 에너지의 순환 : 빛을 만드는 전력, 그것의 출처는 지속가능한가?
- 삶의 순환 :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동, 호흡, 경험.
이러한 철학은 각 전시에 반영되어 관객에게 시각적 즐거움뿐 아니라 환경적 사유를 촉진한다.
주요 전시 작품 소개
● Light Anemones by Studio Vertigo
마치 해저의 유영하는 해파리처럼 부드러운 움직임을 자아내는 조명 설치물. 재생 가능한 재료로 제작되었으며, 바람과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시스템을 통해 관객과 소통한다.
● The Lantern by Josephine Pun Tsz Kiu
전통적인 동양등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구조물.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한 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의 순환 구조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다.
● Blumiwave by DP Design
커다란 곡선 구조 속에서 푸른 빛이 파도처럼 흐른다. 해양 쓰레기를 활용해 만든 설치물로,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가 바다에 미치는 영향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도시 속 '빛'의 정치학
아이라이트 싱가포르는 단순한 예술제에 머물지 않는다. 이 축제는 도시의 공간을 다르게 인식하게 하는 전략적 장치로 작동한다.
주간에는 오피스 공간으로, 야간에는 전시장이 되는 도심은 디자인의 유연성,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시험하는 실험실이 된다.
또한, 미디어 아트가 공공장소로 진출함으로써 시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형태의 ‘열린 미술관’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조명예술은 도시경관의 미적 구성뿐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덧입히는 역할도 수행한다.
지속가능한 예술은 가능한가?
이번 페스티벌은 모든 작품 제작에 있어 친환경 요소를 고려했다. 다음과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기획되었다:
- 저에너지 LED 및 센서 기반 조명 사용
- 재활용 혹은 생분해 가능한 소재 사용
- 작품 해체 후 재사용 및 지역사회 환원 계획 포함
- 이동 경로 최소화를 위한 현지 제작 및 조립
이는 단순히 '환경을 생각하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창작 방식 자체가 예술의 중요한 기획 요소가 됨을 보여준다.
미래 도시디자인에 주는 시사점
아이라이트 싱가포르는 전 세계 도시디자인과 미디어아트 관계자들에게 중요한 영감을 제공한다.
도시의 야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의식·환경교육·참여적 예술의 통합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도시들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 기후위기 시대에 도시 축제는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 공공예술이 시민의 환경 인식을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가?
- 도시조명 디자인은 심미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는가?
빛은 사라지지만 메시지는 남는다
빛은 일시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오래 남는다.
i Light Singapore는 눈에 보이는 조명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도시가 삶을 어떻게 비추는가, 예술이 어떻게 자연을 말하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이다.
당신이 살아가는 도시는 어떤 빛으로 말하고 있는가?
2025 주제 : To Gather – ‘함께’를 위한 빛의 초대
이번 축제 주제는 To Gather, 즉 ‘모이다’이며, 싱가포르 60주년을 기념하는 색인 붉은색(red)에서 영감을 받았다. ‘붉은 실’처럼 연결과 공통의 행동을 상징하며, 다양성 속의 연대를 강조한다.
개최 일정 및 개요
- 기간 : 2025년 5월 29일 ~ 6월 21일
- 장소 : 마리나 베이, 사우스 비치, 싱가포르 리버, 래플즈 플레이스 일대
- 운영 시간 : 일~목 19:30–23:00, 금·토 19:30–24:00
- 입장 : 무료 (일부 프로그램 유료)
주요 설치작 17선 (20명 작가 참여)
Take a walk through the meadow with me
- 300개의 재활용 아크릴 꽃들이 압력 반응으로 빛과 음악을 연출.
- 축제 내 DIY 아크릴 참 만들기 [Design Your Own Meadow Memory] 워크숍도 함께 운영.
Piano Walk
- 거대한 피아노 계단 위를 밟으면 각기 다른 음이 울리는 인터랙티브 피아노.
- Amigo & Amigo 작품.
Urban Oracle
- 수면 위에 떠 있는 24개의 빛나는 글자, 버튼을 누르면 AI 메시지 반영.
- Ultravioletto(이탈리아) 작품.
Bridge of 1,000 Dreams
- 카버나 브리지 위에 1,000개의 그림·소망이 UV 빛 아래 빛나는 대나무 스틱 설치.
- Studio Toer 작품.
Reverse Waterfall
- UOB 플라자 외벽에 거꾸로 떨어지는 듯한 LED 워터폴 효과.
- UxU Studio(대만) 설치작.
The Guardians
- 재활용 풍선 재료로 제작된 큰 정원 — 풍성한 도시 생태를 형상화.
- Matthew Aberline & The Beautiful and Useful Studio.
This Is Not a Screen
- 재활용 편광 화면을 활용해 보는 관점에 따라 변화하는 영상 작품.
- NUS(싱가포르대학) 학생팀.
Saulux
- 바람에 반응해 잔잔히 반짝이는 버드나무 줄기 설치.
- SPLACES.Studio 작품.
Mozart
- 헬릭스 계단에 설치된 ‘해체된 피아노’ 조명 작품.
- StudioGEAR 작품.
Embrace
- 어린 시절 체인 인형처럼 손을 맞대면 빛이 퍼져나가는 구조.
- Beamhacker 작품.
VJYourself!
- 자신의 실루엣과 모션이 변주되어 화면에 반영되는 인터랙티브 거울.
- Playmodes Studio(스페인) 작품.
Elementary
- Clifford Square 설치, 움직임 따라 바다 풍경이 변화하는 화면.
- Tonoptik(몬테네그로) 작품.
나머지 주요작품
- Fantastic Planet (What’s That / Over / Comfort) : 해양 또는 외계 같은 형상 설치
- Sign : 불빛이 넘실대는 대나무 필드 구조물
- In Tandem : 만지면 여러 사람의 심박수 동기화하여 빛으로 보여주는 반응 설치
프로그램 & 부대 행사
- GastroBeats : Bayfront Event Space에서 6월 22일까지 세계 각국 스트리트 푸드 + 음악 즐기기
- Campfyre @ NOMADS, Silent Disco Parade, River Cruise Shuttle, Glow Paddle, Sunset Silent Yoga, DIY 워크숍 등 다양한 참여형 콘텐츠 마련
지속가능성과 메시지
- 붉은색을 매개로 한 연결과 연대 강조
- 재활용 소재·LED·인터랙티브 기술 활용한 환경·사회적 메시지 구현
- GPT60 기념으로 '함께 모여 만드는 미래'에 초점 — 빛으로 공동체와 지속가능성을 설계
블로그 글 마무리
아이라이트 싱가포르 2025는 단순한 빛축제를 넘어 ‘연결과 공감’을 촉발하는 공공 예술의 장이다.
붉은빛 속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손길과 움직임, 음악과 빛이 어우러질 때, 그 경험 자체가 곧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언어가 된다.
당신도 이 붉은 물결 속에 함께 참여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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