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andscape Design and Trends

지속가능한 조경과 건축의 미래, Play Earth Park에서 찾다

by 산이사니 2025. 5. 28.
반응형

일본 토야마에 조성 중인 Play Earth Park. 골드윈이 제안하는 ‘자연과 노는 방식’을 공간으로 풀어낸 이 혁신적 공원 프로젝트의 설계 철학과 공간 구성을 알아보자.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공간, Play Earth Park의 모든 것

 

프롤로그 : 우리는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가?

아이들이 흙을 만지지 않고 자라는 시대, 어른들이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하는 도시. ‘자연과 함께 노는 법’을 잊은 오늘, 패션 브랜드 골드윈은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지구에서 놀고 있는가(Do we Play Earth)?” 이 물음에서 시작된 공간이 있다. 바로 일본 토야마현 난토시에 조성 중인 Play Earth Park다.

 

프로젝트 개요와 조성 목적

  • 명칭 : Play Earth Park
  • 위치 : 일본 토야마현 난토시, 사쿠라가이케 호수 주변
  • 면적 : 약 40ha
  • 예정 개장 : 2027년
  • 기획 주체 : 골드윈(Goldwin) / 브랜드 비전 ‘Play Earth’ 구현
  • 총괄 디렉터 : 하야시 겐야(林 賢也)

 

조성 취지

Play Earth Park는 ‘자연에서 놀자’는 단순한 슬로건을 넘어, 인간의 원초적 감각 회복과 자연과의 재접속을 실험하는 생태문화 공간이다. 자연, 건축, 놀이가 하나의 언어로 얽힌 복합적 체험장을 지향한다. 디자인의 전제는 ‘자연이 주인공이 되는 공원’, 인간은 그 속에서 함께 숨 쉬는 존재일 뿐이다.

 

 

공간 구성과 설계 개요

Play Earth Park는 총 7개의 테마 공간으로 나뉘며, 각각 다른 조경가와 건축가가 설계했다. 각 공간은 ‘자연을 바라보는 방법’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된다.

구역명 설계자 주요 기능 디자인 키워드
Garden Dan Pearson 사계절 감각의 회복 내추럴리스틱 가든, 절기
Plaza Norihisa Kawashima 공원의 진입 및 허브 공간 순환, 자연소재, LBC
Observatory Lina Ghotmeh 땅과 하늘의 생태적 관찰 시간, 나선, 생물학
Park Mandai Architects 유아-아동 체험 놀이 야생성, 동굴,
Villa 신소재연구소 정주와 체류 사계절, 정원, 한옥적 공간
Campsite Assemble 농경과 숙박의 조합 자립, 지역재료, 농사
Activity Center Honsei Saita 놀이와 커뮤니티 중심 호수, 목재, 로컬생활
반응형

 

Play Earth Park는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인간이 잃어버린 자연과의 감각적 관계를 회복하는 일곱 개의 장치로 설계되었다. 공원의 각 구역은 인간의 본성과 자연의 논리를 연결하는 매개체이며, 서로 다른 전문가들의 철학과 미학이 녹아 있는 작품이자 실험장이기도 하다.

먼저, Garden(정원)은 영국 조경가 댄 피어슨이 설계한 공간으로, 일본 전통의 ‘72절기’ 개념을 차용해 계절의 미묘한 변화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특정 꽃이 피는 순간, 벌레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시기, 이슬이 자욱한 아침 등 자연의 리듬을 시각화한 공간이다. 식물은 다년생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매해 돌아오는 사계의 기억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Plaza(플라자)는 공원의 중심 진입부이자 공공적 허브 역할을 하는 건축물로, 카와시마 노리히사가 설계했다. 이 공간은 일본에서 최초로 'Living Building Challenge(LBC)' 인증을 목표로 하며, 건축 그 자체가 자연과 상호작용한다. 건물은 CLT 구조와 자연 소재(목재, 흙, 돌)로 구성되며, 태양광, 빗물 순환 시스템을 갖춘 ‘스스로 살아 있는 건물’로 구현된다.

Observatory(전망대)는 프랑스의 여성 건축가 리나 고트메가 설계한 감각적 장소다. 위로는 별을, 아래로는 뿌리와 흙 속 생명을 볼 수 있도록 나선형 동선이 구성되어 있다. 마치 지구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이 공간은 ‘지구 생태계의 순환’을 주제로 건축 자체가 하나의 생물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을 위한 Park(파크)는 Mandai Architects의 작품으로, 놀이를 통해 자연과의 야생적 관계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구조물은 동굴, 바위, 고목을 형상화했으며, 정형화된 놀이기구 대신 아이들이 직접 길을 찾고 공간을 정의하도록 유도하는 구성이다.

Villa(빌라)는 ‘신소재연구소’가 설계한 체류형 주거 공간으로, 난토시의 산촌 정주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각 유닛은 개별 정원을 품고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고, 작은 창을 통해 햇살과 안개, 바람의 움직임까지 감상하도록 설계되었다.

Campsite(캠프장)은 영국의 건축 집단 Assemble이 설계했으며, 기존 논 지형을 활용해 조성되었다. 논의 평면성을 유지하면서도, 농사 체험과 숙박이 가능한 구조물들을 직접 제작한 점이 특징이다. 재료는 지역에서 조달한 흙, 나무, 볏짚 등이며, 그 자체로 환경교육의 장이 된다.

마지막으로 Activity Center(액티비티 센터)는 호숫가에 위치한 복합 공간으로, 목재 데크, 수상 체험 프로그램, 지역주민 대상 커뮤니티 프로그램까지 아우른다. 건축가 혼세 아유미는 “물이야말로 공동체의 중심”이라고 말하며, 이 공간이 자연과 인간의 만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경가&건축가의 철학과 인터뷰 하이라이트

Play Earth Park의 진짜 주인공은 설계자들이다. 각 공간을 설계한 조경가와 건축가들은 모두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주제로 작업해온 독보적인 존재들이다. 이들의 철학과 인터뷰는 공원의 구조뿐만 아니라, 방문자가 체험하게 될 감각의 방식까지 설명해준다.

 

Dan Pearson (Garden)

Play Earth Park
Garden_출처 https://playearthpark.goldwin.co.jp/

 

Dan Pearson은 정원(Garden)의 설계자로, “정원은 자연을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게 만드는 장치다”라고 말한다. 그는 일본의 72절기를 현대적인 정원 설계에 반영하며, 감각을 되살리는 것을 설계의 핵심으로 두었다.

“정원은 자연을 닮은 무대다. 72절기라는 개념은 우리가 잊은 감각을 다시 불러오는 장치다.”

  • 철학 : 영국식 내추럴리스틱 디자인의 거장. 생태와 미감을 통합함.
  • 설계 포인트 : 다년생 위주 식재, 야생 식물군락, 소리·향기·빛 등 감각 설계

 

Norihisa Kawashima (Plaza)

Play Earth Park
Plaza_출처 https://playearthpark.goldwin.co.jp/

 

카와시마 노리히사는 플라자(Plaza)의 건축을 통해 "건축이 자연을 통제하지 않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LBC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재료를 지역에서 조달하고, 해체 가능한 구조를 설계하는 등 건축물 자체가 생태적 유기체처럼 작동하도록 했다.

“건축이 자연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 자연에 배워야 한다.”

  • 특징 : 일본 최초 Living Building Challenge 인증을 목표로. 에너지와 자재 순환 완전 실현.
  • 설계 방식 : 전체 구조물을 해체 가능한 CLT 방식으로 조성, 지역에서 나무와 흙을 재조달함.

 

Lina Ghotmeh (Observatory)

Play Earth Park
Observatory_출처 https://playearthpark.goldwin.co.jp/

 

Lina Ghotmeh는 전망대(Observatory)를 “지구를 향한 나선형 명상”이라 표현하며, 하늘과 땅을 동시에 관찰하는 공간을 설계했다. 나선형의 구조는 생명의 DNA, 나무의 나이테, 은하계의 형태를 암시하며, 사용자는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감각적으로 깨닫게 된다.

“이 전망대는 지구를 향한 나선형의 사색이다. 위를 보며 별을, 아래를 보며 뿌리를 본다.”

  • 배경 : 파리 기반의 여성 건축가. “고고학적 건축”을 주장함.
  • 공간 특징 : 나선형 오브제 중심의 내부 회랑, 지하 생물관찰실 포함

 

Mandai Architects (Park)

Play Earth Park
Park_출처 https://playearthpark.goldwin.co.jp/

 

Mandai Architects의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표현은 “아이들의 놀이에는 불확실성과 발견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들은 규격화된 놀이터 대신, 돌, 뿌리, 움푹 들어간 공간 등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탐색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했다.

“놀이의 핵심은 규칙이 아닌 예측 불가능성이다.”

  • 개념 : 동굴, 바위, 나무 뿌리 등 아이들이 탐색할 수 있는 자연 모티브 구조물
  • 사용자 설계 : 보호자가 ‘제어’하기보다는 ‘지켜보는’ 구조 설계

 

신소재연구소 (Villa)

Play Earth Park
Villa_출처 https://playearthpark.goldwin.co.jp/

 

신소재연구소는 “건축은 계절의 움직임을 수용하는 그릇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빌라(Villa)의 각 동마다 정원을 품은 형태로 설계했다. 이로써 머무는 사람은 사계절의 변화에 귀 기울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정원은 건축의 일부다. 계절이 건물에 들어온다.”

  • 특징 : 현대미술가 스기모토 히로시가 공동 설립한 사무소
  • 핵심 아이디어 : 전통 한옥과 농가 형태를 해석한 모듈식 체류 공간

 

Assemble (Campsite)

Play Earth Park
Campsite_출처 https://playearthpark.goldwin.co.jp/

 

Assemble은 영국에서 커뮤니티와 협업하는 실험적 작업으로 주목받는 팀이다. “공원은 방문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만드는 생태계”라는 말처럼, 캠프장 설계도 로컬 농부 및 목수들과 함께 진행되었다.

“공원을 만든다는 것은 지역 생태계를 함께 만드는 것이다.”

  • 핵심 : 토야마에서 나는 재료로 현장에서 직접 제작. 예산 효율을 높이며 지역 경제에도 기여.
  • 캠핑장 외형 : 논을 재해석한 플랫폼 + 미니 농장과 로컬 체험형 부속공간

 

Honsei Saita Architects (Activity Center)

Play Earth Park
Activity_출처 https://playearthpark.goldwin.co.jp/

 

혼세 사이타는 “물가에 모이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하며, Activity Center의 공간 배치를 호수 중심으로 구성했다. 카페, 목공소, 수상 체험 데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방문객과 지역민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호숫가야말로 마을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물 근처에 모인다.”

  • 전략 : 호수에 접한 오픈 카페와 수상 데크, 배로 체험하는 수생 프로그램
  • 지역사회 기여 : 주민 대상 목공 프로그램, 리사이클 중심 아웃도어 샵 운영

 

 

총괄 기획자의 비전 – 하야시 겐야

Play Earth Park의 전체 기획과 철학은 골드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하야시 겐야가 총괄하고 있다. 그는 “이 공원은 브랜드의 확장이 아니라, 철학의 실현”이라고 말한다. 골드윈은 아웃도어 웨어 브랜드로서 오랜 시간 자연 속에서의 활동성과 지속 가능성을 연구해왔다. 그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결국 자연을 닮아야 하며, 그 철학은 공간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Play Earth Park는 단순히 기업이 만든 테마파크가 아니다. 이것은 골드윈이 지속가능성을 실험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일상 속에서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공공 실험실'이다. 그리고 하야시는 그것을 ‘경험의 철학’으로 명명한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착용하는 대신, 그 철학 속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시도인 것이다.

“Play Earth는 새로운 브랜드가 아닌, 삶의 방식이다. 자연과 사람의 연결은 기업의 사명이자 철학이다.”

  • 하야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가능한 스포츠 브랜드 개발과 커뮤니티 기반 자연 교육 프로젝트를 기획해온 골드윈의 대표 전략가이다.
  • 공원은 브랜드 철학을 실험하는 공공 실험실로 자리매김한다.

 

 

참여 조경가 및 건축가 소개

  • Dan Pearson Studio : 영국의 조경 디자이너 스튜디오로, 직관적이고 섬세한 디자인과 회화적인 자연주의 접근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十勝千年の森', 'Lowther Castle' 등이 있다.
  • Takano Landscape Planning : “디자인과 창조성”, “참여형 공원 만들기”, “숲과 생태”를 핵심 철학으로 활동하는 조경 설계 사무소로, 주요 프로젝트로는 '十勝千年の森', '아사히카와 북채도 가든' 등이 있다.
  • 카와시마 노리히사 건축설계사무소 : 빛, 바람, 흙, 식물 등 다양한 생명과의 관계를 설계에 반영하는 ‘자연과 연결된 건축’을 지향하며, SDGs건축상, JIA환경대상 등을 수상했다.
  • Lina Ghotmeh Architecture : “미래의 고고학”이라는 철학 아래, 장소성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건축 설계 사무소로, 주요 프로젝트로는 에스토니아 국립박물관, 서펜타인 파빌리온 등이 있다.
  • Mandai Architects : 건축부터 인테리어, 전시, 제품 디자인까지 폭넓게 활동하는 설계사무소로, JCD 디자인 어워드 금상 등을 수상했다.
  • 신소재연구소 (新素材研究所) : 현대미술 작가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다 노리유키가 공동 설립한 건축 설계 사무소로, 전통 재료와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Assemble : 영국의 젊은 건축가·디자이너들이 결성한 콜렉티브 그룹으로,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업으로 타너상을 수상했다.
  • 혼세 사이타 건축설계사무소 : 혼세 아유미와 사이타 타케유키가 운영하는 건축 설계 사무소로, ‘풍경을 번역하는 건축’을 지향하며 지역 밀착형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지구에서 놀 것인가?

Play Earth Park는 “노는 것”을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재정의하는 공간이다. 도심의 소비 중심 놀이에서 벗어나, 흙을 만지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계절을 기다리는 놀이. 이는 곧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감각적 실천이다.

Play Earth Park는 공원 그 이상이다. 철학이 살아있는 ‘느낌의 장소’다.

 

 

※ 자료출처 : Play Earth Park 공식 홈페이지(https://playearthpark.goldwin.co.jp/play-earth/)

참고문헌 : designdb(https://www.designdb.com/)

 

 

 

생활인구와 알고리즘으로 본 서울시 도시녹지 이용 패턴 보고서

서울 시민의 도시숲 이용 패턴을 연령대와 시간대별로 정밀 분석한 논문을 바탕으로, 기존의 물리적 접근성을 넘은 '사회적 노출' 개념을 소개한다.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되는 도시녹지 정책의

sanisanee.co.kr

 

 

2025 조선왕릉 숲길 8선 개방 총정리!

조선왕릉 숲길 거닐며 싱그러운 봄맞이 : 자연과 역사를 잇는 조선왕릉 숲길 안내 2025년 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역사와 생태가 살아 숨 쉬는 조선왕릉 숲길 8개 구간, 총 16.82km를 일반에

sanisanee.co.kr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