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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Design and Trends

생활인구와 알고리즘으로 본 서울시 도시녹지 이용 패턴 보고서

by 산이사니 202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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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의 도시숲 이용 패턴을 연령대와 시간대별로 정밀 분석한 논문을 바탕으로, 기존의 물리적 접근성을 넘은 '사회적 노출' 개념을 소개한다.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되는 도시녹지 정책의 미래를 살펴본다.

 

 

서울 도시녹지, 누가 언제 어떻게 쓰고 있을까? – 사회적 노출 기반 도시숲 접근성 분석

 

왜 지금 '사회적 노출'이 중요한가?

도시 안의 녹지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공간일까? 같은 공원이 있어도 누군가는 자주 이용하고, 누군가는 전혀 가보지 못한다. 단순히 거리나 면적만으로는 진짜 '접근성'을 말할 수 없다.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연구가 있다.

2025년 3월 국제 저널 『Forests』에 게재된 "Quantitative Evaluation and Typology of Social Exposure Patterns to Urban Green Spaces"(Ji et al.)는 서울을 대상으로 도시숲에 대한 사회적 노출(social exposure)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선도적 연구다.

이 글은 해당 논문을 바탕으로 도시녹지의 실질적인 이용 양상을 데이터 기반으로 해석하고, 향후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기존 접근성과의 차별점 : 물리적 거리에서 실질적 이용으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와 정책은 도시녹지의 '물리적 접근성', 즉 공원까지의 거리나 위치를 중심으로 논의해왔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이용 가능한 시간', '나의 생활반경', '연령과 활동 패턴'에 따라 공원을 다르게 경험한다.

이 논문은 'G2SFCA(Gaussian-based Two-Step Floating Catchment Area)'라는 정량적 공간 분석 기법과, 통신사 생활인구 데이터를 결합해 "누가, 언제, 어디서" 도시숲을 이용하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데이터 기반 분석 방법

주요 연구 방법 

  • G2SFCA(Gaussian-based Two-Step Floating Catchment Area)

        - 거리 감쇠 효과(Gaussian Weight)를 적용해 실질적인 보행 접근성 측정.

        - 건물 단위 수요지와 녹지 공급지를 연결하여 양방향 접근성 지수 산출.

  • 공급 데이터 : OpenStreetMap을 기반으로 서울의 도시숲(1헥타르 단위로 분할 분석)
  • 수요 데이터 : 2021~2024년 서울시와 KT가 제공한 생활인구 데이터 (시간대, 연령별 분포)
  • 접근성 산출 방식(네트워크) : 도보 네트워크 + 지형 경사(SRTM) 반영한 실제 이동 거리 계산(Dijkstra 알고리즘).
  • 거리 가중치 : 가까운 녹지일수록 노출 가중치를 더 높이는 Gaussian 함수 적용
  • 노출 유형 분류 : K-means++ 클러스터링으로 4가지 주요 사용자 유형(Type A~D) 도출

사회적 노출 기반 도시숲 접근성 분석
산림복지 활동 패턴-산림복지 활동 패턴 분석을 위한 개념적 틀
사회적 노출 기반 도시숲 접근성 분석
도시와 산림 지역의 인구 밀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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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녹지 이용자 유형 4가지

▶ Type A : 청소년 (15~19세)

  • 시간대 : 오전 7시~15시 중심 (등하교 시간)
  • 공간 : 강남, 양천, 노원 등 학군 중심 주거지
  • 특징 : 학교 주변의 근린공원이나 소규모 녹지 활용 빈도 높음

▶ Type B : 직장인 (30~49세)

  • 시간대 : 점심시간(12~14시), 출퇴근 시간대
  • 공간 : CBD,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 업무 밀집지역
  • 특징 : 중규모 공원이나 쉼터 위주 이용, 스트레스 완화 목적

▶ Type C : 고령층 (50대 이상)

  • 시간대 : 하루 전 시간대 고르게 노출
  • 공간 : 관악, 도봉, 강북 등 도심 외곽 자연형 공원 밀집지
  • 특징 : 일상 산책과 건강 목적 이용, 경사 적은 공간 선호

▶ Type D : 청년층 (20대)

  • 시간대 : 점심시간 중심, 전 시간대 고르게 활동
  • 공간 : 대학가, 문화중심지(홍대, 대학로 등)
  • 특징 : 소규모 공원, 쉼터 등 접근성 중심 활용

사회적 노출 기반 도시숲 접근성 분석
클러스터별 녹지 공간에 대한 시간 및 그룹 기반 인구 노출 패턴

 

5. 계절별 녹지 이용의 변화

연구는 계절 변화도 반영하였다. 3월~6월(10~25주차)에 도시숲 지역의 인구가 일반 도심보다 더 많은 경향을 보였고, 주중 출근·등교 시간대에 도시숲 이용이 증가하였다. 이는 평일 등교·출근 인구 중심의 이용 증가와 계절성 및 시간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책적으로는 이러한 시기별 혼잡도를 예측하고, 해당 시기에 인프라와 서비스를 집중 배치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노출 기반 도시숲 접근성 분석
녹지 클러스터의 공간적 분포

 

6. 정책 제안 : 맞춤형 녹지 서비스의 시대로

연구가 제시하는 중요한 함의는 다음과 같다.

  • “공평한 녹지”는 단순히 많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 누가, 언제, 어떻게 쓰는가를 고려해 설계되어야 진정한 공공 자원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연령대별, 시간대별 이용 패턴에 맞춘 녹지 조성이 필요하며, 다음과 같은 정책이 고려되어야 한다.

  • 청소년을 위한 학교 인근 그린존 확보
  • 직장인을 위한 중소형 도심공원 확대
  • 고령자를 위한 완경사 산책로 및 의자 설치
  • 청년층을 위한 소공원 + 문화시설 결합형 쉼터 기획

또한, 통신기반 생활인구 데이터를 정책 기획에 본격 활용해야 한다. 이는 '계획 중심'이 아닌 '이용자 중심' 도시녹지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7. 마무리하며 – 데이터가 말해주는 도시의 숲

도시숲은 단순한 경관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이번 연구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던 '공원 접근성'이 실제로 얼마나 시간, 나이, 동선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앞으로는 도시숲 설계와 정책도 데이터 기반으로 진화해야 한다. 다양한 연령대가 ‘자연스럽게’ 도시숲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노출을 반영한 정책과 연구가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


참고 논문: Ji, S., Kim, S., Lee, J., Seo, K. (2025). Quantitative Evaluation and Typology of Social Exposure Patterns to Urban Green Spaces: A Case Study of Seoul. Forests 2025, 16, 510. https://doi.org/10.3390/f160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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