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서 희망을 심다 : 윤선미·루원쥐엔, 2025 RHS 말번 금메달 수상

 

바람과 희망의 정원, 세계무대에 서다

 

윤선미·루원쥐엔 작가팀, 2025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 금메달 수상

한국의 정원 작가들이 영국 정원예술의 중심에서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록디자인의 대표 정원작가 윤선미, 그리고 소속 아티스트 루원쥐엔(Lu Wenjuan)이 공동 출품한 작품 ‘바람의 정원(Garden of the Wind)’이 2025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RHS Malvern Spring Festival)에서 금메달을 수상하였다.

이 글은 금메달 수상의 배경과 작품 세계, 그리고 RHS 말번 페스티벌과 쇼가든 전체의 흐름까지 폭넓게 조망해보고자 한다.

 

 

2025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 : 영국 정원예술의 봄을 여는 축제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은 영국왕립원예협회(RHS)가 매년 5월 주최하는 대형 정원박람회로, 첼시·햄튼 코트와 함께 RHS 3대 정원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 개최 기간 : 2025년 5월 8일~11일
• 장소 : 영국 말번 Three Counties Showground
• 주제 : “식물과 사람(Plants & People)”

이번 축제에는 8개의 쇼가든을 포함해 실내식물 축제, 강연, 어린이 체험행사, 반려견의 날까지 다채로운 콘텐츠가 마련되었다.
정원은 단순한 녹지가 아닌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예술로 구현하는 공간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무대였다.

 

수상작 : ‘바람의 정원(Garden of the Wind)’

윤선미·루원쥐엔 작가팀의 ‘바람의 정원’은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한 치유와 예술의 정원으로서, 쇼가든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예술적 해석과 철학적 상징을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2025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 쇼가든_바람의 정원

정원의 주제와 상징

• 정원의 핵심 테마는 ‘바람’과 ‘희망’
• 한국어에서 ‘바람’은 ‘wind’이자 ‘희망(wish)’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지며, 정원 곳곳에 바람의 움직임과 소리를 시각·청각적으로 담아냄
•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흔들리는 식물, 움직이는 구조물, 그리고 예술작품이 ‘희망’이 정원 안에서 흐른다는 메시지를 전달함

예술과 조경의 융합

• 일본 출신 예술가 우에다 리쿠오와 협업한 중앙 건축물은 바람의 움직임을 시각화하는 '바람 그림(Drawing with the Wind)'을 만들어냄
• 정원 곳곳에는 철학적 오브제와 함께, 바람과 호흡을 맞추는 동양 정원의 원칙이 반영됨

사용 식물 및 조경 기법

식물명	의미 및 역할
오죽(검은대나무)	유연하면서도 강한 정신, 동양적 미학
참억새 ‘모닝라이트’	바람의 결 따라 흔들리는 움직임 표현
바람꽃(Anemone multifida)	생명력과 희망 상징
이끼류	수분 유지, 생물다양성, 공기정화 역할

 

윤선미 작가는 특히 이끼의 역할에 주목했다.

“이끼는 강우를 흡수하고 토양 수분을 유지하는 천연 스펀지이며, 생태계 다양성과 공기 질 개선에도 기여하는 중요한 식물이다.”

 

윤선미·루원쥐엔 작가 소개

이름	주요 이력
윤선미	㈜록디자인 대표 정원작가 / 2024 RHS Malvern 동메달 수상 (작품: Green Islands)
루원쥐엔	㈜록디자인 소속 아티스트 / 동양 정원예술과 현대적 공간디자인 접목 연구

 

 

2025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 주요 쇼가든 8선

 올해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에서는 총 8개의 쇼가든이 조성되어, 각기 다른 철학과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의 감성을 자극하였다.
이들 쇼가든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기후위기·치유·공존·회복 등 현대사회의 키워드를 담은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번호	작품명	디자이너	주요 콘셉트 및 특징
1	바람의 정원 (Garden of the Wind)	윤선미·루원쥐엔	동양 철학에 기반한 치유형 정원. 바람과 희망을 상징하는 예술-조경 융합 공간. 금메달 수상
2	비오시스: 삶의 방식 (Biosis: Mode of Life)	Humble Bee Gardeners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강조하며 생태적 삶의 방식을 시각화. 금메달 수상
3	레인가든 (The Rain Garden)	존 하울렛 (John Howlett)	일본 정원의 철학을 도입해 도시의 물 문제와 치유를 동시에 해결하는 지속가능 정원. 금메달 수상
4	슬립 인 뷰티 가든 (The Sleep in Beauty Garden)	이안 맥베인 (Ian McBain)	야외 수면과 휴식을 통해 회복과 웰빙을 탐구한 명상형 공간
5	식물의 위계 (The Hierarchy of Plants)	케이트 메이슨 (Kate Mason)	매슬로우 이론을 바탕으로 식물 계층을 사람의 욕구단계에 비유한 정원
6	마인디 무제한 : 그리닝 마인디 게이트웨이 가든 (Maindee Unlimited: The Greening Maindee Gateway Garden)	에밀리 크로울리-로 (Emily Crowley -Wroe)	커뮤니티 참여 기반 도시녹화 프로젝트, 공동체 회복과 연결을 주제로 구성
7	다이아몬드 웨이 가든 (The Diamond Way)	루크 거너 (Luke Gunner)	전통과 현대를 잇는 코츠월드 지역의 정원문화 60주년 기념 쇼가든
8	세인트 고드월드의 휴식처 (St Godwald’s Retreat)	마크 하본-베산트 (Marc Harbourne -Bessant)	고대 수공예와 자연 미학의 결합, 성스러움과 안식의 공간 설계

이처럼 2025년 RHS 말번 페스티벌은 환경·문화·공동체·회복이라는 동시대적 키워드를 정원 디자인에 녹여낸 다채로운 쇼가든을 통해, 정원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인간과 사회를 치유하고 연결하는 매개가 될 수 있는지를 예술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바람의 정원’과 ‘레인가든’, ‘비오시스’는 단연 관람객과 심사위원 모두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금메달 수상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2025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 쇼가든_레인가든

2025 RHS 말번 스프링 페스티벌 쇼가든_비오시스:삶의 방식

 

 

지속 가능성과 사후 활용 계획

 

전시가 끝난 후 ‘바람의 정원’에 사용된 대부분의 식물과 건축 자재는 공급업체로 반환되며,
일부 자재는 영국 미들랜드 지역에 조성되는 영구정원으로 이식될 예정이다.

작가팀은 “정원은 일회성이 아닌 생명력을 가진 생태공간이어야 한다”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녹색 공간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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