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뉴트로·아네모이아], 조경과 관광을 감성으로 연결하다

 

레트로·뉴트로·아네모이아, 감성 트렌드가 조경과 관광을 바꾸고 있다! 공간 디자인에서 과거를 감성적으로 재해석하는 전략과 국내외 적용 사례, 도시브랜딩과 관광기획에 미치는 영향까지 한눈에 살펴보세요.

 

[레트로, 뉴트로, 아네모이아] 과거를 오늘에 불러들이는 감성 디자인 트렌드 분석

 

 

감성과 과거 회상이 만든 새로운 도시공간! 레트로, 뉴트로, 아네모이아 개념을 바탕으로 조경, 디자인, 관광 분야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을 살펴본다.

 

 

[ 목차 ]

1. 감성이 산업이 되는 시대
2. 레트로(Retro) : 과거를 있는 그대로
3. 뉴트로(Newtro) : 과거를 새롭게
4. 아네모이아(Anemoia) : 기억 없는 그리움
5. 조경과 디자인에서의 적용 사례
6. 관광 분야에 미치는 영향
7. 공간 기획과 브랜딩의 전환
8. 시사점과 미래 전략
9. 전문가 한마디 : “공간이 감성을 소환할 때”
10. 당신의 과거는 어떻게 재해석되고 있는가?

 

 

1. 감성이 산업이 되는 시대

“과거를 그리워하는 건 노인이지만, 과거를 다시 만드는 건 젊은이다.”
이제 감성은 단순한 ‘개인 취향’이 아닌,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 키워드로 작용한다. 과거의 디자인, 문화, 감정에 대한 향수가 Z세대와 MZ세대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레트로’와 ‘뉴트로’가 대세가 된 지금, 도시공간과 조경, 관광도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2. 레트로(Retro) : 과거를 있는 그대로

레트로는 본질적으로 '복고주의'다. 과거의 시각적 요소, 문화, 생활 양식을 그대로 복원하여 그 시절의 분위기를 살리는 방식이다. 1970~80년대 디자인을 그대로 되살리는 레트로 풍 제품, 다방을 테마로 한 카페, 브라운관 모양의 TV, LP 플레이어 등은 대표적인 예다.

조경에서도 이 방식은 명확하게 구현된다. 예를 들어 전통 정원 양식을 그대로 복원하거나, 옛 골목길을 재현한 공공 공간 조성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서울 강북구 정릉천 주변 '경춘선 숲길'도 과거 철길을 보존하면서 레트로적 감성을 살린 대표 사례다.

 

• 정의 : 과거의 문화, 디자인, 감성을 있는 그대로 복원하거나 모방하는 경향.
• 특징 : 1960~1980년대의 음악, 패션, 제품 디자인 등 과거의 스타일을 그 시절 그대로 재현.
• 예시 : LP판 재발매, 복고풍 브라운관 디자인 TV, 옛날 다방 스타일의 카페 인테리어.

 

 

3. 뉴트로(Newtro) : 과거를 새롭게

뉴트로는 ‘과거의 감성’을 바탕으로 현대적 재해석을 하는 트렌드다. 이때 핵심은 과거에 대한 경험이 없는 세대조차도 향수를 느낀다는 점이다.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 구공탄 모양의 아트 설치물, 복고풍이지만 기술적으로는 최첨단인 전자제품 등이 대표 사례다.

조경 분야에서도 뉴트로는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전통 한옥의 지붕 곡선을 유지하면서 스마트 조명, 친환경 포장재,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한 도심 정원이 대표적이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감성이 교차하는 시공간을 만들어내며, 정서적 연결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다.

 

• 정의 : 'New(새로움)'와 'Retro(복고)'의 합성어로, 과거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문화 트렌드.
• 특징 : 과거의 요소를 참조하되, 현재의 감성이나 기술로 다시 창조함.
• 예시 : 90년대 게임기 디자인을 본뜬 스마트폰 케이스, 복고풍 아이템을 현대 패션에 믹스,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과거 배경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구성한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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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네모이아(Anemoia) : 기억 없는 그리움

'아네모이아'는 존 코에닉(John Koenig)이 2021년에 출간한 '모호한 슬픔들의 사전(The Dictionary of Obscure Sorrows)'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로 자신이 그 시대를 직접 살아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에 대한 그리움이나 아련함을 느끼는 감정이다. 이 감정은 SNS와 유튜브 콘텐츠 속에서 더욱 강화된다. 예를 들어 1950년대 미국의 광고, 프랑스 옛날 노래, VHS 화면 등을 통해 사람들은 실존하지 않았던 ‘추억’을 구성한다.

조경에서 아네모이아 감성은 비현실적이지만 이상적인 과거를 구현한 공간으로 연결된다. 유럽풍 정원 콘셉트를 차용하거나, 옛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소품이 배치된 공원, 빈티지한 색채와 질감이 강조된 산책로 등이 그 예다.

• 정의 : 경험해보지 않은 과거에 대한 향수 또는 그리움을 느끼는 감정.
• 특징 : 자신이 직접 겪지 않았지만 옛날 분위기나 영상에서 향수를 느낌.
• 예시 : 1950년대 미국풍 영상을 보며 '저 시절에 살았으면 좋았을 것 같아'라는 감정, 흑백사진이나 오래된 VHS 영상에 눈물이 핑 도는 감성.

 

 

5. 조경과 디자인에서의 적용 사례

레트로·뉴트로·아네모이아는 조경 설계 및 공간 디자인에 있어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정체성과 기억을 공간에 부여하는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레트로 조경 : 과거 그대로의 정서 재현

•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1900년대 초 한옥과 일본식 가옥, 개항기 건물 외관을 복원하여 도시 경관을 레트로 스타일로 형성하였다. 조경 역시 당시 사용되었던 야자수 식재, 목재 울타리, 유리등 설치 등 복고적 경관 요소를 복원하였다.
• 서울 송현동 '대한성공회 터' 재생 계획에서는 1930년대 가로정원 조성 방식과 부지의 식생 기억을 되살려 과거의 모습 그대로를 시민들에게 경험시킨다.

뉴트로 조경 : 과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 서울로 7017은 1970년대 고가도로를 보행로와 정원으로 전환하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의 산업적 흔적은 유지하고, 조명·식재·사운드 인터랙션은 최신 감성으로 채워넣었다. 이는 과거의 흔적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뉴트로 조경의 대표 사례다.
• 성수동 공장지구 리노베이션 사례에서는 벽돌, 철재, 시멘트 노출 등의 빈티지한 자재를 유지하면서도, 그린월과 스마트 워터가든 등 현대적 조경기법을 가미해 뉴트로 감각을 완성하였다.

아네모이아 조경 : 기억 없는 향수의 구현

• 부산 삼진어묵 역사관은 방문객 대다수가 직접 체험해본 적 없는 1950~70년대 어묵공장을 전시공간화하며, 방문자에게 '상상 속 향수'를 제공한다. 연출된 조경 공간은 옛 간판, 수증기 효과, 낡은 나무 덱 등을 활용하여 감성 몰입을 유도한다.
• 전주 전라감영 복원 사업도 마찬가지로, 실제 감영을 경험한 이는 없지만 당시 정원과 연못, 화단을 시대 문헌 기반으로 재해석해 방문객에게 ‘역사적 그리움’을 선사한다.

 

이처럼 디자인과 조경, 전시 기획이 감성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공간 경험'이라는 새로운 소비 형태를 주도하고 있다.

 

 

6. 관광 분야에 미치는 영향

 

관광산업에서 레트로·뉴트로·아네모이아는 단순한 콘셉트 차원이 아니라 브랜드·콘텐츠·공간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레트로, 뉴트로, 아네모이아는 관광 콘텐츠에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 테마공간화 : 전통시장을 복원하거나 과거의 기차역, 낡은 공장을 관광지로 재해석함.
• 경험 중심 콘텐츠 : 추억의 거리 걷기, 옛날 교복 입고 사진 찍기, 아날로그 음식 체험 등
• 문화 재생과 연계 : 쇠퇴한 지역에 감성 디자인을 입혀 새로운 관광 루트로 개발

1) 테마형 공간 관광지 개발

• 군산 근대문화역사거리는 일본식 가옥, 옛 은행 건물, 타자기 체험 등 레트로를 핵심 콘텐츠로 삼아 재방문율이 높은 감성 관광지로 변모하였다.(https://museum.gunsan.go.kr/content/sub03/03_03.jsp)
• 청주 수암골 벽화마을은 60~70년대 달동네를 현대적 예술로 재해석한 뉴트로 콘텐츠를 개발해 SNS 기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ms_detail.do?cotid=647f2fd4-e5ac-4987-8e03-25240f8d31cc)

2) 감성 체험 중심 콘텐츠 개발

현대 관광은 단순히 명소를 방문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몰입형 체험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조경과 디자인 요소가 융합된 감성 콘텐츠는 지역 관광 자원의 차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례 1. 전주 한옥마을 ‘전주부채문화관 체험프로그램’

• 내용 : 방문객은 전통 부채 제작 과정을 체험하고, 부채에 직접 시나 그림을 새겨 넣는 감성 콘텐츠에 참여한다.
• 특징 : 조경적으로는 부채문화관 주변이 전통정원 양식으로 꾸며져 있어, 공간과 체험이 결합된 몰입형 경험 제공.
• 출처 : 전주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및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 100선’(2023)
  ▶ 한국관광공사 소개자료(https://korean.visitkorea.or.kr/other/otherService.do?otdid=622bcd99-84fa-11e8-8165-020027310001)

사례 2. 서울 정동전망대 ‘근대 풍경 감성 투어’

• 내용 : 서울시 중구 정동길 일대의 근대 건축·정원 유산을 따라 걷는 ‘정동 역사 문화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참여자는 옛 엽서 쓰기, 흑백 사진 촬영 등 체험을 병행한다.
• 조경 요소 : 덕수궁 돌담길, 배롱나무 정원, 근대 건축 후정 등이 감성적 동선을 구성.
• 출처 :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보도자료(2022), 서울관광재단
  ▶ 서울관광재단 공식 사이트(https://www.sto.or.kr)

사례 3. 남이섬 ‘숲속 북캉스 프로그램’

• 내용 : 숲속 정원 공간에서 진행되는 독서·명상 체험. 감성 텐트, 그늘막, 자연 음악 등과 연계한 ‘조용한 휴식형 체험 관광’으로 구성된다.
• 조경 요소 : 제라늄·수국·청미래덩굴 등으로 조성된 테마 정원 속 휴게 공간이 핵심.
• 출처 : 남이섬교육문화그룹 보도자료(2023), 한국관광공사 계절별 관광 프로그램 소개
  ▶ 남이섬 공식 홈페이지

3) 문화재생형 관광 개발

•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은 폐공장지대를 리노베이션하여 ‘시간이 멈춘 공간’으로 재구성, 과거와 현재의 감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 관광지로 발전시켰다.(https://www.heyri.net/)
• 서울 북촌한옥마을은 전통 주거공간을 감성적 체류 공간으로 전환하며, 뉴트로 관광의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https://hanok.seoul.go.kr/front/index.do)

 

 

7. 공간 기획과 브랜딩의 전환

과거 공간은 기능 위주였지만, 지금은 감성의 소환이 핵심이다. 레트로는 추억을 소환하고, 뉴트로는 재해석된 과거를 제안하며, 아네모이아는 ‘잊혀진 시절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1) 공간의 정체성 재구성

기존의 도시공간이 기능·경제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면, 감성 디자인 시대에는 공간이 기억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스토리텔링의 무대’로 전환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옥의 목재재료, 기와 색감, 뜰의 구성 방식은 단순한 구조가 아닌 '삶의 기억'을 매개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공간은 방문자에게 브랜드 이상의 ‘감정의 거점’을 남긴다.

 

2) 브랜드화되는 감성 공간

• 카페 노티드, 오설록 티하우스 등은 내부 공간을 90년대 스타일로 꾸미고, 제품 패키징에도 뉴트로 미감을 반영하여 브랜드 경험 자체를 감성화하였다.
• 경기상상캠퍼스는 구 산업시설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예술가 레지던시와 뉴트로형 가드닝 공간을 구성, 공간 전체가 브랜드로 기능하는 모델을 완성하였다.(https://sscampus.ggcf.kr/pages/sscampus)

경기상상캠퍼스 소개 영상 캡쳐

 

3) 시민 참여형 기억 재생

서울시의 도시재생 희망지사업에서는 주민 기억 인터뷰를 통해 과거 공간의 정서·역사적 흔적을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원 조성, 골목 리디자인, 마을박물관 등을 제작하고 있다. 이는 공간을 물리적 구조가 아닌 기억의 공동체로 인식하게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8. 시사점과 미래 전략

1) 도시 및 조경 정책 전환의 필요성

• 생활밀착형 조경 정책에서 ‘감성 중심 조경’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공공정원, 공원리노베이션, 골목환경 개선 등에 있어 시민의 기억과 감정을 반영한 설계지침이 필요하다.
• 공공 조경정책 전환 : 생활 SOC 사업이나 도시재생 뉴딜에서 감성디자인 요소 반영 확대
• 예 : 서울시 '정원도시 서울' 정책에서 커뮤니티 참여 기반 마을정원은 레트로+뉴트로 요소를 적극 반영해 설계됨.

2) 교육과 디자인 툴 변화

• 조경학 및 도시디자인 교육 과정에서 ▲감성요소 분석법 ▲공간스토리텔링 기획 ▲세대별 경험분석 툴 등이 강화되어야 한다.
• 감각디자인, UX 기반 조경설계, 스토리 보드 기획 등 다학제적 통합이 필요하다.

3) 지속 가능한 콘텐츠 기반 관광 전략

• 과거 기반 콘텐츠는 일회성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도시별 역사적 배경, 지역민의 기억, 시각문화자산을 스토리텔링 기반으로 조경과 연결하면 관광의 내러티브화가 가능해진다.
• 민간기업과 협업 모델 구축 : 부동산 개발사와 디자인 기업이 감성 마케팅 콘텐츠 공동 기획
• 예 : 부산의 '영도 흰여울문화마을'은 조경의 물리적 장치보다 영화·드라마 배경으로 조성된 감성적 장면성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대표 사례다.

 

 

9. 전문가 한마디 : “공간이 감성을 소환할 때”

 

조경과 공간 디자인은 더 이상 물리적 구성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오늘날의 공간은 방문자 개인의 정서, 경험, 사회적 기억을 유도하고 재생산하는 감성적 매개체로 작용한다. 특히 레트로·뉴트로·아네모이아와 같은 감정 기반 트렌드는 공간이 ‘지속 가능한 감정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원의 공간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현재의 삶과 감정을 연결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는 곧 조경의 사회적 가치와 문화예술적 기능을 재조명하게 만드는 계기이며 공간 디자인의 중심축이 ‘기능’에서 ‘감정’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다.

 

 

10. 당신의 과거는 어떻게 재해석되고 있는가?

 

레트로는 ‘기억의 복원’, 뉴트로는 ‘감각의 창조’, 아네모이아는 ‘상상의 그리움’이다. 이 세 감성은 도시와 공간, 조경과 관광을 다시 쓰고 있다. 앞으로의 도시계획은 단순히 인프라를 짓는 것이 아닌, 시민의 감정을 켜는 디자인 언어를 구축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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