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 조경 디자이너와 함께 조경 디자인의 기술과 트렌드 정보를 나누는 블로그입니다.

  • 2025. 4. 20.

    by. 산이사니

    목차

       

      도시녹화와 탄소배출권 시장의 연계 가능성

       

       

      도시녹화가 단순한 탄소흡수 기능을 넘어서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바로 탄소배출권(Carbon Credit) 시장과의 연계를 통해서이다. 이는 도시 차원의 녹화사업이 글로벌 기후금융과 접점을 형성하며, 환경·경제 이중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 탄소배출권이란 무엇인가?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통해 발생한 탄소 감축 실적을 거래 가능한 권리로 전환한 것을 말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가, 기업, 개인이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본격화되면서, 이 감축 실적을 **'인증하고 거래'**하는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바로 이 과정에서 탄소배출권이 등장한 것이다.

      탄소배출권은 단순한 환경규제가 아니라,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발적인 감축을 유도하는 시장 기반의 기후정책 수단이다. 다시 말해, 온실가스를 줄인 만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한다.

       

       

      2. 탄소배출권 시장이란?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를 감축한 주체가 해당 감축량을 인증받아 권리(크레딧)로 보유하고, 이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두 가지 방식이 병행되고 있다.

       

      1) 규제시장 (Compliance Market, ETS)

      정부가 기업에 탄소배출 상한을 부여하고, 상한을 초과하거나 남은 기업끼리 배출권을 사고파는 제도다.

      • 대표 사례 : EU ETS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 한국 ETS, 중국 ETS
      • 대상 : 발전, 철강, 시멘트 등 고탄소 산업군

       

      2) 자발적 시장 (Voluntary Carbon Market, VCM)

      규제를 받지 않는 기업이나 기관, 도시 등이 자발적으로 감축사업을 수행하고, 국제 인증을 받아 배출권을 발행·판매한다.

      • 대상 : 도시숲, 농업, 재생에너지, 폐기물 관리, 생태복원 등
      • 대표 인증기구 : VERRA (VCS 기준), Gold Standard, Plan Vivo

       

       

      구분 설명
      ETS (배출권 거래제) 정부가 기업에 배출 상한을 부여하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을 거래
      VCM (자발적 시장) 기업이나 단체가 자체적인 감축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획득하고 판매

       

      🌿 도시녹화는 주로 자발적 탄소시장(VCM)과 연계하여 새로운 녹색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도시녹화와 탄소배출권 시장

       

       

       

      3. 도시녹화는 왜 탄소배출권으로 주목받는가?

       

      도시녹화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기후금융 모델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 지속적 탄소흡수 효과
        수목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토양과 조직 내에 저장한다. 잘 관리된 도시 숲은 장기적으로 매년 일정량의 탄소를 고정할 수 있다.
      • 공공성 및 확장성
        도시녹화는 공공기관·시민·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사회적 가치와 정책 연계성이 크다.
      • 기후적응과의 동시 실현
        녹화사업은 탄소저감과 동시에 폭염, 홍수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복합기능형 투자 대상이다.

       

       

      4. 도시녹화가 배출권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

       

      도시숲이나 공공녹지 조성 사업이 탄소배출권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MRV (측정·보고·검증) 체계를 갖춰야 한다.

       

      요건 설명 도시녹화 적용 예시
      추가성
      (Additionality)
      기존 계획에 없던 조치로 실질적 탄소 감축을 달성해야 함 기존 콘크리트 공간을 공원으로 전환
      정량화 가능성
      (Quantification)
      감축된 이산화탄소의 양을 과학적으로 측정해야 함 나무 1그루당 CO₂ 흡수량 산정 모델 활용
      영속성
      (Permanence)
      흡수된 탄소가 오랜 기간 유지되어야 함 장기 관리 계획(10년 이상 수목관리 계약) 필요
      누설 방지
      (Leakage)
      감축이 다른 곳에서의 배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야 함 도시 숲 확장이 주변 녹지 감소를 초래하지 않아야 함

       

      도시녹화가 이 요건을 충족하면, Verified Carbon Standard (VCS), Gold Standard, K-VER (한국형 배출권 인증제) 등에 따라 정식 인증을 받을 수 있다.

       

       

       

      5. 실제 사례로 보는 도시녹화 기반 탄소사업

       

      5-1. 보고르시 도시녹화 탄소프로젝트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 보고르시는 자발적 시장을 통해 도시 숲을 조성하고, VERRA 인증 기준(VCS)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발행하였다.
      • 이 프로젝트는 연간 약 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며, 민간 기업에 배출권을 판매하여 지역 커뮤니티에 재투자하였다.
      • 성공 요인: 지속적 유지관리, 지역 참여형 모델, 정량화된 모니터링 체계

       

      5-2. 멕시코시티 ‘녹색지붕 탄소모델링’ 사업

      • 정부 주도로 설치된 녹색지붕 프로젝트의 흡수량을 산정하여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구축 중이다.
      • 도시건축물의 외피가 탄소 자산으로 간주되는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5-3. 서울시 ‘1인 1그루 나무심기’와 탄소펀드 구상

       

      • 서울시는 시민 참여형 나무심기 캠페인을 기후금융 모델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특히 디지털트윈 기반으로 탄소흡수 시뮬레이션을 정량화하고, 장기적으로 이를 바탕으로 배출권 발행 및 거래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 시는 향후 공공숲·학교숲·가로수 등 도시녹화 데이터를 체계화해, 녹색 프로젝트에 ESG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6. 제도화 과제와 향후 전망

       

      6-1. 도시정책과의 연계 가능성

       

      • 국토교통부는 「기후위기 대응 도시조성방안」을 통해 탄소흡수 기반 녹지계획을 강화하고 있으며, 도시숲의 정량화와 등록방식 개발을 추진 중이다.
      • 산림청은 「K-VER 시스템」을 통해 도시녹화 사업도 국내 배출권 인증 대상으로 포함할 수 있는 기준 정비를 논의하고 있다.
      • 일부 지자체(예: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는 민간참여형 기후사업으로 도시녹화와 배출권을 결합한 시범사업을 구상 중이다.

       

      6-2. 제도화 과제와 전망 

       

      아직까지 도시녹화 기반의 탄소배출권은 다음과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 감축량 정량화 기술 부족 : 개별 식물의 흡수량 분석, 토양탄소 계산 등이 복잡하다.
      • 제도적 미비 : 한국 내 도시녹화의 배출권 시장 참여를 위한 공식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
      • 관리의 지속성 문제 : 도시 내 수목은 환경·행정적 변수에 따라 훼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디지털트윈 기반의 녹지 시뮬레이션, AI 탄소계량 기술, 위성영상 기반 식생 모니터링이 고도화됨에 따라 이러한 문제는 점차 해결되고 있다.

       

      🌿 탄소흡수 → 정량화 → 배출권 등록 → 판매 → 도시녹화 재투자라는 순환 구조는 도시기후정책의 지속가능한 모델로 작동할 수 있다.



      결론 : 도시녹화는 환경도 살리고 수익도 창출한다

       

      도시녹화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투자자산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탄소저감 실적을 정량화하고 인증받아 시장에 진입하는 순간, 도시의 녹색 자산은 탄소배출권이라는 경제적 가치로 전환된다. 도시녹화를 기반으로 한 탄소배출권은 다음과 같은 선순환을 만든다.

      탄소흡수 → 정량화 → 인증 → 크레딧 발행 → 거래 → 도시녹화 재투자

      이 구조를 통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동시에 ESG 투자 유치, 탄소세 대비, 녹색 일자리 창출이라는 확장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도시계획, 조경설계, 환경정책은 더 이상 비용 중심이 아니라 기후적응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융합 전략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