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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Design and Trends

산림청 명품숲길 겨울 트레킹 : 대관령 옛길, 아흔아홉 굽이 겨울 고갯길

by 산이사니 2025.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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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옛길은 강릉과 평창을 잇는 국가유산 숲길이다. 아흔아홉 굽이 고갯길을 따라 걷는 겨울 트레킹으로, 완만한 내리막과 고요한 설경이 매력이다.

 

산림청 명품숲길 겨울 트레킹 추천

대관령 옛길 – 천 년의 시간이 겹겹이 쌓인 겨울 고갯길

 

 

겨울에 걷는 길은 풍경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 감각이 있다.
눈을 밟는 소리, 바람의 방향, 공기의 밀도 같은 것들이다.
강릉과 평창을 잇는 대관령 옛길은 바로 그런 감각으로 기억되는 길이다.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나 트레킹 코스가 아니다.
고려와 조선시대를 지나며 영동과 영서를 이어온 교역로이자 교통로,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겹쳐 지나간 역사 그 자체인 길이다.

ⓒ한국관광공사

 

대관령 옛길의 정체성

대관령 옛길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에 위치한 명승으로, 옛 대관령 고개를 넘던 실제 길의 원형이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된 곳이다.

  • 고려·조선시대 주요 교통로
  • 영동과 영서를 잇는 대표 고갯길
  • 2010년 국가유산(명승) 지정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터널과 도로가 생기기 전, 이 길은 사람·말·짐·사상이 오가던 생존의 통로였다.
그만큼 길의 형태는 사람과 짐승이 다니기에 무리가 없도록 설계돼 있다.

ⓒ강릉시 공식블로그

 

길의 시작과 끝 – 반정에서 대관령박물관까지

대관령 옛길 트레킹은 대관령 고개 너머 반정(반정 전망대 인근)에서 시작해 대관령박물관 인근까지 이어지는 숲길 구간이 핵심이다.

  • 트레킹 소요 시간 : 약 2시간 내외
  • 전체 길이 : 약 6km 남짓
  • 길 성격 : 완만한 내리막 중심

반정은 과거 영동고속도로가 지나던 구간으로, 현재는 456번 지방도로 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주차 공간과 화장실, 전망대가 갖춰져 있어 들머리로 적합하다.

이정표를 지나 짧은 나무 계단을 내려서면 본격적인 대관령 옛길 걷기가 시작된다.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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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아홉 굽이, 대굴령의 이야기

대관령 옛길은 예부터 굽이가 많아 ‘대굴령’이라 불렸다.
‘대굴대굴 굴러야 넘을 수 있는 고개’라는 뜻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이렇다.
강릉의 한 선비가 곶감 한 접을 지고 과거를 보러 가며 굽이 하나를 돌 때마다 곶감 하나씩을 먹었는데, 정상에 도착했을 때 단 하나만 남았다고 한다.
그때서야 대관령이 아흔아홉 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길은 험했지만, 동시에 사람의 인내와 삶을 품은 길이었다.

ⓒ한국관광공사

 

역사 속 인물들이 지나간 길

대관령 옛길에는 수많은 이름과 무명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

  • 신사임당은 어린 율곡 이이를 데리고 이 길을 넘었고,
  • 송강 정철은 이 길을 지나며 관동을 유람하고 『관동별곡』을 남겼으며,
  • 영동의 선비들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향했고,
  • 보부상들은 영동의 물산을 지고 이 길을 올랐다.

이 길은 양반만의 길도, 서민만의 길도 아니었다.
모든 계층의 삶이 겹쳐 흐르던 공존의 통로였다.

 

 

겨울에 걷는 대관령 옛길의 풍경

한국관광공사는 대관령 옛길의 겨울을 “안개처럼 반짝이는 눈가루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겨울의 이 길은 화려하지 않다.
대신 수묵화처럼 담백한 풍경이 이어진다.

  • 눈이 소리를 삼킨 숲
  • 바람이 능선을 타고 머리 위로 흐르는 길
  • 양쪽 언덕이 자연스럽게 바람을 막아주는 구조

옛길로 접어들면 고갯마루에서 불던 거센 바람이 잠잠해진다.
길이 능선보다 낮게 들어앉아 천연 바람막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겨울 트레킹에서 가장 힘든 요소가 바람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관령 옛길은 놀랄 만큼 걷기 친절한 길이다.

ⓒ강릉시 공식블로그

 

길의 성격 – 직선이 아닌 곡선

일반적인 산행이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한 직선이라면, 대관령 옛길은 목적지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곡선의 길이다.

  • 급경사 거의 없음
  • 갈림길 없음
  • 길을 잃을 걱정 없음

걷다 보면 가끔 나무 계단이 나타나고, 다리가 뻐근해질 즈음에는 어김없이 쉼터가 나온다.

이 길을 두고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길”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주막 터와 계곡, 그리고 쉼

길을 걷다 보면  복원된 주막 터와 약수를 만난다.
지금은 주모도, 막걸리도 없지만 차가운 약수 한 모금과 평상 위에서 올려다보는 겨울 하늘은 그 어떤 휴식보다 깊다.

주막 터를 지나면 길은 더욱 평탄해지고, 계곡이 곁을 따라 흐르며 길동무가 되어준다.

흙길과 데크길이 번갈아 이어지는 이 구간은 겨울에도 지루하지 않다.

ⓒ한국관광공사

 

겨울 트레킹 시 유의사항

대관령 일대는 눈이 많은 지역이다.
따라서 겨울 방문 시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 아이젠, 스패츠 등 눈길 대비 장비
  • 방풍·보온 의류
  • 출발 전 무릎·발목 스트레칭 필수

전체 구간이 내리막 위주이기 때문에 관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준비 운동은 꼭 필요하다.

 

 

겨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대관령

대관령 옛길은 겨울에 더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눈이 모든 것을 단순하게 만들고, 그 위에 시간과 사람의 이야기가 선명하게 남는 길이다.

빠르게 오르내리는 산행이 아니라, 천천히 걷고,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는 겨울 트레킹을 원한다면 대관령 옛길은 언제나 정답이다.

이 겨울, 아흔아홉 굽이의 이야기를 따라 가장 느린 걸음으로 대관령을 넘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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