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숲의 숨은 건강 기능 : 곰팡이 다양성이 알레르기를 낮춘다
도시숲의 곰팡이 다양성이 천식과 알레르기 염증을 줄인다는 고려대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서울 도시숲과 도심 공기의 미생물 비교와 건강 효과를 자세히 분석합니다.
고려대 연구로 밝혀진 도시숲 미생물 다양성과 천식 감소 상관관계

도시의 공기에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수많은 미생물이 떠다닌다. 그중에서도 곰팡이는 때로 알레르기와 천식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최근 연구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도시숲에 존재하는 곰팡이가 다양할수록 오히려 알레르기 염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과학적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던 숲이 우리의 건강을 어떻게 지키는지, 그리고 도시계획·보건정책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도시숲과 공기 질 : 왜 ‘숨은 백신’인가
우리는 숲이 공기정화와 휴식을 주는 공간이라고 흔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정서적 회복’이나 ‘미세먼지 저감’보다 더 근본적인, 면역 조절 기능을 이야기한다. 즉 도시숲의 곰팡이 생태계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에 영향을 주며, 결과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미생물은 환경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인간이 콘크리트로 만든 공간에서는 단일한 종류의 곰팡이가 주로 발견되지만, 숲에서는 다양한 균들이 균형 있게 떠다닌다. 이러한 풍부한 생태 다양성 자체가 일종의 ‘공기 백신’처럼 작용한다는 개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고려대 연구가 밝혀낸 곰팡이 다양성의 건강 효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이주성·유영 교수, 알레르기 면역연구소 윤원석 교수 연구팀은 서울 전역의 도시숲과 도심지 공기를 비교 분석했다.
- 연구 기간 : 2020년 1월 ~ 2021년 5월
- 대상 지역 : 서울시 내 22개 도시숲 + 4개 지하철역 인근 도심지역
- 방법 : 공기 시료 채취 → 곰팡이 군집 분석 → 천식·알레르기 임상 데이터와 비교
그 결과는 매우 명확했다.
도시숲에서 채취한 공기 속 곰팡이 다양성이 도심 지역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이는 단순한 추론이 아닌, 실제 천식 환자 진료 데이터에서도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 곰팡이 다양성이 높은 지역일수록 천식 진료 건수가 낮았기 때문이다.

서울 도시숲과 도심 지역의 곰팡이 미생물 비교
연구팀은 도시숲과 도심 지역을 구분해 곰팡이 구성을 분석했다.
도시숲에서 흔한 균류
- Alternaria
- Cladosporium
- Ganoderma
- Trichoderma 등
이들은 숲의 토양과 낙엽, 나무껍질 등에서 자연스럽게 서식하는 균으로,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도심 지역에서 흔한 균류
- Aspergillus
- Penicillium 등
이 균류는 건물·지하철역·배관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종류로, 실내·밀폐 공간에서 번식하기 쉽다.
결론적으로 도시숲이 다양한 미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며, 이 다양성이 면역 체계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숲이 많은 지역일수록 천식 환자가 적은 이유
연구팀은 2020년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의 약 11만 명 천식 환자 진료 기록을 분석했다.
숲 분포와 천식 진료 건수 비교
- 서대문구
- 도시숲 : 119개
- 인구 1,000명당 천식 진료 : 16.7명
- 강남구
- 도시숲 : 155개
- 인구 1,000명당 천식 진료 : 7.1명
숲이 적은 지역의 천식 진료율이 높았으며, 숲의 수와 곰팡이 다양성이 천식 부담을 줄이는 하나의 변수임을 시사한다.
특히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도시숲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호흡기 건강에 기여하는 환경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세포·동물실험으로 확인된 면역 염증 감소 효과
도시숲에서 채취한 곰팡이가 실제 면역 염증을 줄이는지 실험적으로 검증한 결과 또한 매우 흥미롭다.
면역세포 실험 결과
- 도시숲 곰팡이를 노출했을 때 염증 단백질 분비 약 15% 감소
- 동일 조건에서 도심 곰팡이 노출 시 염증 반응이 더 증가
동물모델(천식 모델) 실험 결과
- 도시숲 곰팡이 노출 → 기도 염증·점액 분비 절반 수준 감소
- 도심 곰팡이 대비 면역 반응이 현저히 안정적
이 실험은 곰팡이의 종류, 즉 미생물의 ‘출신 환경’ 자체가 면역 시스템 반응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도시숲이 도시 건강 정책에 주는 시사점
연구 책임자인 윤원석 고려대 교수는 도시숲을 이렇게 표현했다.
“도시는 단순한 녹지 공간이 아니라 면역을 조절하는 공기 백신이 될 수 있다.”
이 말은 곧 도시계획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시사점 1_녹지 확대가 곧 건강 정책
숲 조성은 심리적 안정 이상의 효과를 갖는다.
천식·알레르기 감소와 같은 실질적 의료비 절감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사점 2_미생물 다양성 보존이 필요
기존 녹지 정책은 수량(면적)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녹지의 질(특히 미생물 생태 다양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시사점 3_기후변화 시대의 도시 건강 인프라
환경부가 연구를 지원했다는 사실은, 국가 차원에서도 녹지와 공기 질이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녹지 조성·관리에서 ‘미생물 다양성’이 왜 중요한가
숲의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단일종으로 조성하면 미생물 구성도 단순해진다.
이는 도시숲 고유의 ‘면역 완충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앞으로 도시숲 관리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
- 다양한 수종의 혼합 식재
- 낙엽층 유지(미생물의 서식 기반)
- 토양 교란 최소화
- 지나친 제초·인공 경관화 지양
- 숲-도심 경계의 생태 흐름 유지
이러한 관리 방식은 단순히 숲을 ‘예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생태·보건 관점에서 꼭 필요한 접근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숲 활용법
도시숲을 ‘건강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① 규칙적인 도시숲 산책
일주일에 2~3회 숲길 걷기만 해도 알레르기 증상의 체감 완화가 보고된다.
② 어린이·노인과 함께하는 숲 체류 시간 늘리기
면역 취약 계층일수록 미생물 다양성 노출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③ 실외 활동 시 숲 중심 공간 선택
도심 대로보다 공원·숲길 산책이 호흡기 부담을 낮춘다.
④ 일상 속 녹지 이용 장려
도심숲 프로그램, 숲치유센터 체험 등이 실제 건강 향상에 도움될 수 있다.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미래 전략
이번 연구는 도시숲의 가치를 넘어서, 녹지의 미생물 생태계가 곧 지역 주민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도시숲이 많은 구에서 천식 진료 건수가 낮다는 사실, 그리고 도시숲 곰팡이가 염증을 절반 이하로 억제한다는 실험은 앞으로의 녹지 정책이 왜 체계적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도시는 더 많은 숲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숲’이다.
환경부와 연구진이 밝힌 이번 발견은 도시숲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가 증가하는 시대, 도시숲은 단순한 휴식처가 아닌 우리 몸을 지켜주는 ‘숨은 공기 백신’이다.
출처 (Reference)1.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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